
한국인의 아버지상을 대표하며 오랜 세월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원로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별세했다. 향년 87세.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10월 29일 밤 10시께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 이후 거동이 불편해져 재활 치료를 이어왔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1959년 연극 '햄릿'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최불암은 67년간 드라마와 영화, 연극을 넘나들며 한국 대중문화의 발전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특히 MBC 드라마 '수사반장'에서 정의롭고 인간적인 박영한 반장 역을 맡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이후 22년간 방송된 장수 드라마 '전원일기'에서는 양촌리 김 회장으로 출연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 아버지'로 자리매김했다.
고인은 연기 활동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평범한 삶과 정서를 전하는 데에도 힘썼다. 2011년부터 약 14년간 KBS '한국인의 밥상'을 진행하며 전국 각지의 음식과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목소리로 전달했다. 그의 친근한 모습과 진정성 있는 진행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배우로서의 활동 외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나눔과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오랜 기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인연을 맺고 아동 복지와 후원 문화 확산에 기여한 고인의 뜻을 기려 장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진행됐다.
정부는 고인이 한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문화훈장 가운데 최고 등급인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추서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0월 30일 빈소를 찾아 유족에게 훈장을 전달하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동료 배우들과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나문희, 유인촌, 차인표 등 고인과 인연을 맺어온 배우들이 직접 빈소를 찾아 마지막 인사를 전했으며, 여러 후배와 동료들도 애도의 뜻을 밝혔다.
고인의 발인은 11월 2일 진행되며, 같은 날 오전 9시 서울 여의도성당에서 장례 미사가 거행된다.
최불암은 오랜 연기 인생 동안 작품 속에서 때로는 정의로운 수사관으로, 때로는 가족을 지키는 아버지로, 또 때로는 이웃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따뜻한 안내자로 국민 곁을 지켜왔다.
대한민국 방송 역사의 한 시대를 함께한 배우이자 많은 이들에게 존경받는 어른이었던 고인. 그의 연기는 막을 내렸지만, 작품과 삶을 통해 전해온 인간적인 온기와 진심은 오랫동안 국민의 기억 속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