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시작됐다. 당시 추 지사는 국가직 소방공무원의 인건비 등 소방 관련 예산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재정 구조를 설명하면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발언했다.
해당 발언이 알려지면서 소방공무원의 헌신을 부적절하게 표현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추 지사는 소방공무원을 폄훼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으며, 지난 17일 경기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 과정에서 사용한 표현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졌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도 지난 19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국가직 소방공무원 관련 예산의 상당 부분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문제를 언급하며 재정을 "쭉쭉 빨아먹는 것 아니냐"고 발언해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확산하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소속 소방관들은 지난 20일 경기도청 앞에서 추 지사의 발언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후 추 지사와 소방노조 지도부의 면담이 진행됐으며, 추 지사는 부적절한 표현으로 상처를 준 데 대해 사과했다.
노조 측은 사과를 받아들이면서도 소방 인력 부족과 일부 지역의 2인 구급대 운영 등 현장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양측은 소방 현장의 문제 해결을 위한 후속 조치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추 지사와 부 의원 모두에게 경고 조치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당사자들의 성찰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소방공무원과 국민에게 사과했다. 민주당은 소방공무원의 안전과 처우 개선을 위한 제도적 보완에도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 지사도 같은 날 홍은광 경기도 대변인을 통해 당의 경고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고 앞으로 언행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안정적인 소방재원 확보와 화재 진압 과정에서의 소방관 안전 강화를 위해 도지사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현직 소방관이 제작한 추모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충북 진천소방서 소속 나경진 소방교는 지난 20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소방관 삼촌'에 '빨대'라는 제목의 1분 8초 분량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근조 리본을 단 나 소방교가 물이 담긴 유리컵에서 노란색 빨대를 뽑아낸 뒤 그 자리에 흰 국화꽃 한 송이를 꽂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은 별도의 설명이나 대사 없이 진행되며, 마지막에는 고 김진석 소방위의 명복을 비는 문구가 등장한다.
영상 속 빨대는 추 지사의 발언을 연상시키는 소재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해당 발언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나 소방교는 영상 설명을 통해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김 소방위를 추모하고, 함께 현장에서 활동한 동료 소방관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
해당 영상은 21일 오후 4시 기준 조회 수 30만 회를 넘어섰다. 댓글에는 발언에 대한 비판과 함께 순직 소방관을 애도하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이번 논란은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지방자치단체가 상당한 재정 부담을 지고 있는 구조와 소방 현장의 인력·안전 문제를 함께 드러냈다.
추 지사의 사과를 소방노조가 수용하고 민주당도 관련 인사들에게 경고 조치를 내린 가운데, 향후 소방재정의 국비 부담 확대와 현장 인력 확충, 소방공무원의 안전 및 처우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후속 조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