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의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이 불특정 시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경찰이 유사·모방 범죄 예방을 위한 특별치안 대응에 나섰다. 특히 피의자가 과거 살인미수 범죄로 복역한 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강력범죄 전력자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1시 48분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대형 복합상업시설 씨앤씨(see&see) 건물에서 A씨(59)가 이용객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렀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양손에 흉기를 쥐고 테이프로 고정한 상태에서 건물 2층 식당가와 3층 등을 이동하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의자를 던지는 등의 방법으로 A씨를 제압했다. 이후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사건 초기 경찰은 피해자를 9명으로 집계했으나, 추가 조사 결과 피해자는 총 10명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8명이 다쳐 치료를 받았으며, 중상을 입은 19세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았다. 15일 보도 기준 해당 여성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 A씨는 과거 전처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복역했으며, 출소 후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었다. 지난 9월에는 인천 계양구의 한 병원 앞에서 흉기를 소지한 채 1인 시위를 벌인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사실도 확인됐다.
특히 A씨는 범행 당일 오전 정신건강 관련 상담을 받은 데 이어 보호관찰관과 면담하고 점심식사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직전까지 보호관찰 대상자로 관리되고 있었음에도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기존 전자감독 및 위험인물 관리 체계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A씨에게 살인미수와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를 적용해 1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과거 치료받았던 병원에 대한 불만을 알리기 위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와 계획범죄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울경찰청은 지난 14일 고범석 서울경찰청장 주재로 관내 경찰서장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11월 1일까지를 '다중운집장소 특별안전활동' 기간으로 지정했다.
서울경찰청은 지역경찰과 광역예방순찰대, 기동대 등을 동원해 대형 쇼핑몰과 지하철역, 전통시장 등 시민들의 이용이 많은 장소에 대한 예방 순찰을 강화할 방침이다. 공공장소에서 흉기 소지가 의심되거나 수상한 행동을 보이는 인물에 대해서는 현장 관찰과 법적 요건에 따른 불심검문 등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다.
특히 오는 31일 핼러윈을 앞두고 인파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명동과 이태원 일대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지역별 안전 취약 요소를 점검하고 맞춤형 범죄 예방 대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스토킹과 가정폭력, 교제폭력 등 관계성 범죄에 대한 대응도 강화된다. 경찰은 사건 접수와 신속한 조사를 원칙으로 고위험 가해자에 대한 보호조치와 피해자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한다. 피해자에게 지급된 스마트워치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보호조치 연장 필요성도 재검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재 수사 중인 관계성 범죄 사건을 전수 점검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흉기 범죄 예고나 모방범죄를 부추기는 게시물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다중이용시설 주변에는 현장 형사 활동을 확대해 강력범죄 발생 시 신속한 검거가 이뤄지도록 대응할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사건 발생 당일 인천경찰청을 방문해 수사 상황과 피해자 상태 등을 보고받았다. 이 대통령은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와 피해자 보호를 당부하는 한편, 전자발찌 착용자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이번 사건은 다수의 시민이 이용하는 상업시설에서 발생했다는 점과 피의자가 전자감독 대상자였다는 점에서 공공장소의 범죄 예방 및 강력범죄 전력자 관리 문제를 동시에 드러냈다.
경찰이 특별안전활동을 통해 현장 순찰과 위험 징후 대응을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향후 수사 과정에서는 피의자의 범행 동기뿐 아니라 사전 위험 징후에 대한 관계기관의 정보 공유와 관리·감독이 적절했는지도 주요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