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 배우는 경영] “위기는 피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는 것”… 손자병법이 말하는 생존 전략

불확실성의 시대, 기업의 운명은 위기 이전의 준비에서 갈린다

2500년 전 손자의 지혜… 위기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경영자의 통찰력이 경쟁력이다

[사진: 불확실한 경영 위기 속에서도 철저한 준비와 선제적 대응을 통해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이끄는 리더십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챗gpt 생성]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인공지능(AI) 기술혁신, 공급망 재편, 소비시장 변화 등 기업이 직면하는 위기는 예측하기 어렵고 그 파급력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영자에게 필요한 것은 위기가 닥친 뒤 해결책을 찾는 능력보다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대비하는 전략적 통찰력이다.

 

2500년 전 중국의 병법가 손자(孫子)가 남긴 ‘손자병법’은 오늘날 기업 경영에도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손자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상대방과 싸우는 기술보다 먼저 승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대 경영에서 위기관리와 생존 전략의 본질을 설명하는 원리와 맞닿아 있다.

 

‘손자병법’ 군형편에는 ‘승병선승이후구전(勝兵先勝而後求戰)’이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승리하는 군대는 먼저 이길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놓고 전쟁에 나선다는 의미다. 반대로 패배하는 군대는 먼저 싸움을 시작한 뒤 승리할 방법을 찾는다. 

 

경영에서도 마찬가지다. 위기에 강한 기업은 문제가 발생한 뒤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시장 변화를 분석하며, 다양한 위험에 대비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실제로 기업의 위기는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전부터 여러 위험 신호가 축적되는 경우가 많다. 매출 감소, 고객 이탈, 기술 경쟁력 약화, 조직 내부의 갈등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변화를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하는 기업은 위기를 성장의 전환점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기존의 성공 방식에 안주하는 기업은 작은 변화에도 흔들릴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핀란드의 노키아다. 한때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주도했던 노키아는 스마트폰 중심으로 산업의 경쟁 구도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기존 시장에서의 성공이 새로운 기술과 소비자 경험의 중요성을 판단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반면 넷플릭스는 DVD 우편 대여사업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사업의 중심을 옮기며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응했다. 두 기업의 사례는 위기를 대하는 전략적 선택이 기업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준다.

 

손자병법의 또 다른 핵심은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다. 상대를 알고 자신을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기업 경영에서 상대를 안다는 것은 경쟁기업과 시장환경, 소비자 행동, 기술 변화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자신을 안다는 것은 기업이 보유한 자원과 역량, 재무적 한계, 조직의 강점과 약점을 냉정하게 분석하는 일이다.

 

특히 경영자가 경계해야 할 것은 지나친 자신감과 과거의 성공 경험이다. 시장에서 오랫동안 성공한 기업일수록 기존 사업모델을 유지하려는 관성이 강해질 수 있다. 그러나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과거의 성공 공식이 미래의 생존을 보장하지 않는다. 손자가 강조한 전략적 판단은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뿐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없는지까지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위기 대응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원칙은 유연성이다. 손자는 전쟁의 상황에 따라 전략과 전술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역시 최초에 수립한 계획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시장환경이 달라졌다면 사업구조를 조정하고, 경쟁력이 약화된 분야에서는 과감하게 철수하며, 새로운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영자는 세 가지 준비를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 첫째, 재무적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충분한 유동성과 위험관리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 둘째, 시장과 기술 변화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다양한 위기 시나리오를 점검해야 한다. 셋째,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조직의 실행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위기관리의 핵심은 경영자의 태도에 있다. 위기를 일시적인 불운으로 생각하는 경영자는 상황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리지만, 위기를 경영의 일상적인 변수로 받아들이는 경영자는 평소부터 대응 능력을 축적한다. 위기에 대비하는 기업문화가 중요한 이유다.

 

오늘날 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손자가 살았던 시대와 크게 다르지만 불확실성 속에서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는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술이 발전하고 시장이 복잡해질수록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진다. 그러나 위기에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은 경영자의 선택과 노력에 달려 있다.

 

기업의 경쟁력은 위기가 없는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위기를 견딜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에서 축적된다. 손자병법이 오늘날 경영자에게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위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위기가 오기 전에 살아남을 조건을 만들어 놓으라는 것이다.

 

위기를 피하는 기업보다 위기를 준비하는 기업이 오래 살아남는다. 그것이 2500년 전 손자의 지혜가 오늘날에도 유효한 이유다.

 

 

 

작성 2026.10.14 10:19 수정 2026.10.14 10:19

RSS피드 기사제공처 : 라이프타임뉴스 / 등록기자: 박준용 정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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