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리함 대신 땀을 선택한 농부의 8년이 보령의 감나무 사이에 쌓이고 있다. 충남 보령시 오천면에서 ‘보령 대봉뿅감 농장’을 운영하는 임원희 대표는 감 농사를 시작한 뒤 자신이 세운 재배 원칙을 지키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동을 들여왔다. 원문에 따르면 잡초 관리를 위해 제초제에 의존하기보다 승용예초기를 이용해 직접 풀을 관리하는 것도 그 원칙 가운데 하나다.
농사를 시작하게 된 배경에는 어린 시절의 선명한 기억이 자리하고 있다. 겨울이면 어머니가 장독대에서 꺼내 건네주던 차가운 홍시다. 살얼음이 살짝 언 홍시를 받아 들던 순간은 세월이 지나도 그의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단순히 달콤했던 과일의 맛이라기보다 가족과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기억이었다.
도시 생활을 뒤로하고 농촌으로 향한 것은 약 8년 전이었다. 연고가 없는 지역에서 농사를 시작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농사 경험을 쌓아야 했고 계절과 날씨에 맞춰 생활하는 법도 익혀야 했다. 임 대표는 흙을 밟고 직접 몸을 움직이는 생활을 이어가면서 농업을 자신의 새로운 삶으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설명한다.
농부가 된 뒤 가장 끈질기게 마주한 상대는 잡초였다. 봄부터 여름까지 기온이 오르면 감나무 주변의 풀도 빠르게 자란다. 제거해도 다시 자라는 잡초를 관리하려면 적지 않은 노동력이 필요하다. 특히 넓은 농장을 관리하는 농가라면 풀 관리는 생산 과정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것이 승용예초기였다. 한여름에도 기계에 올라 농장 곳곳의 풀을 직접 베는 작업을 반복한다. 원문에 따르면 작업이 길어지는 날에는 하루 8시간 이상 예초기를 운전하기도 한다. 엔진 열기와 소음, 흙먼지를 견뎌야 하는 작업이지만 임 대표는 이 방식을 자신의 농사 원칙으로 삼았다고 말한다.
“자연에서 농사를 짓는 만큼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재배하고 싶었다. 내가 먹고 가족에게 건넬 수 있는 농산물을 생산하겠다는 생각이 농사를 계속하게 하는 기준이다.”
그가 말하는 농사의 핵심은 화려한 외관보다 생산 과정에 대한 책임이다. 다만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잡초 관리 방식이 곧 모든 종류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며, 별도의 친환경 또는 무농약 인증 여부 역시 제공된 자료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농장의 특징은 임 대표가 밝힌 실제 재배 방식과 철학을 중심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시간과 노동을 들여 키운 감은 수확 이후 또 다른 과정을 거친다. 농장에서는 대봉감과 단감을 비롯해 곶감, 감말랭이, 홍시 등으로 상품을 구성하고 있다. 특히 곶감과 감말랭이는 수확한 감을 건조해 완성한다.
기다림을 생산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도 이 농장의 특징이다. 임 대표는 원문에서 곶감과 감말랭이를 만드는 과정에 자연 건조 방식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보령의 바람과 햇볕을 이용해 시간을 들여 말리는 방식이다. 빠른 생산보다 자신이 원하는 상태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과정에 무게를 둔다는 설명이다.
홍시는 그의 농사에서 조금 다른 의미를 갖는다.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받았던 홍시의 기억이 농사를 시작하게 된 배경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이다.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농사로 연결하고 자신이 재배한 감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일은 그에게 단순한 농산물 생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소비자를 만나는 방식에서도 생산자의 역할을 강조한다. 원문에 따르면 농장에서 생산한 상품은 생산자 직거래를 중심으로 판매한다. 중간 유통 과정 대신 생산자가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면서 자신이 키운 농산물에 대한 반응을 확인하고 싶다는 것이 임 대표의 설명이다.
“직접 농사지은 것을 소비자가 받아보고 어떤 점이 좋았는지 이야기해 줄 때 농사짓는 보람을 느낀다. 힘든 작업을 계속할 수 있는 이유도 결국 농산물을 기다려 주는 사람들 때문이다.”
‘대봉뿅감’이라는 이름에도 소비자에게 기억되고 싶은 농부의 마음이 담겼다. 맛을 본 순간 인상적인 감으로 기억됐으면 한다는 의미를 농장 이름에 녹여냈다는 설명이다. 자극적인 표현보다 농산물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로 소비자와 만나겠다는 것이 임 대표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농업에서 노동과 효율 사이의 선택에는 정답 하나만 존재하지 않는다. 농장의 규모와 작물, 기후, 인력과 경영 여건에 따라 재배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임 대표의 선택 역시 다른 농가와 우열을 가리기 위한 기준이라기보다 자신이 세운 농사 원칙을 실천하는 하나의 사례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결국 한 알의 감이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소비자가 쉽게 볼 수 없는 시간이 존재한다. 잡초가 자라면 다시 예초기에 올라야 하고, 계절이 바뀌면 수확 시기를 살펴야 한다. 곶감을 만들 때는 건조 과정을 기다려야 한다. 임 대표에게 농사는 이런 반복을 견디며 자신의 기준을 지켜 나가는 일이다.
보령의 감나무 사이에서 시작된 그의 두 번째 인생도 어느덧 8년을 지나고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건네던 홍시 한 알의 기억은 농사를 시작하게 한 계기가 됐고, 이제는 자신이 기른 감을 다른 사람의 식탁으로 보내는 일이 됐다.
오늘도 임 대표가 감나무 사이에서 지키려는 것은 거창한 수식어가 아니다. 자신의 손으로 관리하고 수확한 농산물에 생산자로서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이다. 보령의 계절을 따라 익어가는 감과 그 곁을 지키는 농부의 시간은 그렇게 또 한 해의 수확을 향해 흐르고 있다.
보령 대봉뿅감 농장 임원희 대표의 이야기는 감이라는 농산물 자체보다 생산자가 어떤 원칙으로 농사를 이어가는지를 보여주는 데 의미가 있다. 어린 시절 홍시에 얽힌 기억에서 시작해 귀농과 감 재배, 승용예초기를 이용한 잡초 관리, 자연 건조, 생산자 직거래로 이어지는 과정은 농산물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필요한 시간과 노동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기사 역시 확인되지 않은 건강 효능이나 다른 농산물에 대한 부정적인 일반화를 배제하고 생산자가 밝힌 재배 과정과 경험을 중심으로 구성함으로써 농장과 소비자 사이의 신뢰 형성에 초점을 맞췄다.
임원희 대표가 지난 8년간 이어온 농사의 중심에는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농산물을 생산한다’는 원칙이 자리하고 있다. 승용예초기로 풀을 관리하는 수고부터 감을 수확하고 말려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기까지 그의 농사는 반복되는 노동과 기다림으로 완성된다.
어머니가 건네던 겨울 홍시 한 알에서 시작된 기억은 이제 보령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됐다. 빠르고 편리한 방법보다 자신이 선택한 과정을 지키겠다는 농부의 태도, 그것이 임 대표가 한 알의 감에 담고 싶은 가장 중요한 가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