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SK하이닉스를 비롯한 AI 반도체 및 AI 인프라 관련 종목들이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그 배경 중 하나로 오픈AI(OpenAI) 출신 AI 연구원 레오폴드 아셴브레너(Leopold Aschenbrenner)가 운용한 헤지펀드의 대규모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사태가 주목받고 있다.
아셴브레너는 2023년 오픈AI의 '슈퍼얼라인먼트(Superalignment)' 팀에서 활동했던 AI 연구원이다. 그는 2024년 발표한 'Situational Awareness' 에세이에서 AI 시대에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인프라 기업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해 업계의 관심을 받았고, 이후 같은 이름의 헤지펀드인 'Situational Awareness LP'를 설립해 AI 인프라 관련 종목에 집중 투자했다.
펀드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관련 기업들에 공격적으로 투자했고, 레버리지를 활용한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2026년 상반기에는 약 439%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AI 투자 시장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7월 들어 분위기는 급변했다. AI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조정을 받기 시작했고, 특히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주요 AI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레버리지를 활용했던 펀드에는 대규모 마진콜이 발생했다. 담보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자 추가 증거금을 납입해야 했지만 이를 감당하지 못했고, 결국 보유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아셴브레너는 레버리지를 해소하기 위해 공개 주식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글로벌 헤지펀드 시타델(Citadel)에 매각했으며, 한 달 만에 펀드 자산 가치가 약 67%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 과정에서 나온 대규모 매도 물량이 SK하이닉스를 비롯한 AI 인프라 관련 종목들의 하락 압력을 더욱 키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SK하이닉스 주가 하락이 아셴브레너 펀드의 강제 청산만으로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실적 발표 이후 시장 기대치 변화와 AI 투자 심리 위축, 글로벌 반도체 업종 전반의 조정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했으며, 대규모 마진콜은 이러한 하락세를 더욱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흥미로운 점은 강제 매도가 마무리된 이후 AI 관련 종목들이 다시 반등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호실적이 발표되면서 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회복됐고, 기관투자가들이 대규모 매도 물량을 소화하면서 SK하이닉스를 비롯한 AI 반도체 종목들도 빠르게 낙폭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사례는 AI 산업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와는 별개로,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전략이 시장 변동성 앞에서는 얼마나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동시에 특정 대형 투자자의 강제 청산이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글로벌 AI 관련 종목의 단기 수급과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