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꾼 공격 비용 구조, 기업 보안 예산의 무게중심도 이동한다

공격 자동화가 보안 예산의 우선순위를 바꾼다

NHI 109대 1 시대, 기업 내부 통제의 새 변수

양자 암호 전환은 장기 투자 의제로 이동

공격 자동화가 보안 예산의 우선순위를 바꾼다

 

2026년 10월 현재 기업 보안 회의실에서 가장 자주 오르내리는 단어는 랜섬웨어보다 인공지능(AI)에 가깝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26 글로벌 사이버보안 전망(Global Cybersecurity Outlook 2026)'에서 응답자의 94%는 AI를 올해 사이버보안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동인으로 꼽았다.

 

같은 보고서에서 87%는 2025년 가장 빠르게 커진 위험으로 AI 취약성을 지목했다. 보안이 더 이상 정보기술(IT) 부서의 방어 과제가 아니라 최고경영자(CEO)의 비용 배분, 인수합병 실사, 공급망 계약 조건을 바꾸는 경영 변수로 이동했다는 뜻이다. 핵심은 공격자의 생산성이 급격히 올라갔다는 점이다.

 

사이버 범죄자는 AI를 이용해 개인화된 피싱 문구를 만들고, 자동화된 악성코드를 조합하며, 표적 기업 직원과 첫 접촉한 뒤 5분 이내 악성코드를 배포하는 사례까지 만들었다. 공격 단가가 내려가면 방어 비용은 반대로 오른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보안 솔루션 구매 여부보다 계정 관리, 업무 자동화 도구, 협력사 접근 권한을 포함한 운영 모델 전체를 다시 계산해야 하는 국면이다. WEF 보고서에서 CEO들의 최대 우려가 2025년 랜섬웨어에서 2026년 사이버 기반 사기 및 피싱으로 바뀐 대목은 특히 중요하다. 랜섬웨어는 백업, 복구, 보험, 침해 대응 훈련이라는 비교적 익숙한 투자 항목을 만들었다.

 

반면 AI 기반 사기와 피싱은 영업, 재무, 인사, 고객센터의 업무 흐름 안으로 들어온다. 보안 예산이 방화벽과 백신 중심의 자본적 지출에서 임직원 인증, 이상 행위 탐지, 결재 프로세스 재설계 같은 운영 지출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

 

공격 방식의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WEF '2026 글로벌 사이버보안 전망'에 따르면 2025년 탐지된 공격의 82%는 악성코드 없는 공격(malware-free) 형태였다.

 

침입자가 악성 파일을 심는 대신 합법적 관리 도구, 탈취한 자격 증명, AI 생성 콘텐츠를 활용했다는 의미다. 기존 보안 제품은 파일 해시, 시그니처, 알려진 악성 행위 패턴을 탐지하는 데 강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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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상 계정으로 로그인한 사용자가 평소와 다른 시간대에 민감한 저장소에 접근하는 행위는 기술 탐지와 업무 맥락 해석을 동시에 요구한다. 이 두 가지 능력을 하나의 체계 안에서 구현하는 것이 현재 보안 시장의 핵심 과제가 됐다.

 

이 변화는 보안 산업의 매출 구조를 바꾼다. 단품 장비를 팔고 유지보수 계약을 붙이는 모델만으로는 82%에 달하는 악성코드 없는 공격에 대응하기 어렵다. 고객사는 엔드포인트 탐지·대응(EDR), 확장 탐지·대응(XDR), 보안 정보 및 이벤트 관리(SIEM), 클라우드 권한 관리, 계정 거버넌스를 하나의 위험 관리 체계로 묶으려 한다.

 

공급사에는 기회이지만 진입이 쉬운 시장은 아니다. 기업은 중복 경보를 줄이고 실제 업무 권한을 이해하는 플랫폼을 원하기 때문에, 단순 대시보드 통합보다 데이터 품질과 운영 자동화 역량이 계약의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NHI 109대 1 시대, 기업 내부 통제의 새 변수

 

팔로알토 네트웍스(Palo Alto Networks)가 제시한 비인간 정체성(NHI) 수치도 시장을 움직이는 변수다. 팔로알토 네트웍스 자료에 따르면 2026년 NHI가 인간 정체성과 비교해 109대 1 비율로 늘었다.

 

NHI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서비스 계정, 봇, 자동화 스크립트, AI 에이전트처럼 사람이 직접 로그인하지 않는 디지털 주체를 뜻한다. 기업이 생성형 AI를 업무에 연결할수록 사람이 아닌 계정이 문서, 코드 저장소, 고객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는 일이 늘어난다. 이때 보안 사고는 내부자의 일탈보다 권한 설계 실패에서 시작될 수 있다.

 

본지 분석 결과, NHI 관리는 2026년 이후 국내 보안업계의 핵심 영업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원천 자료에는 없는 국내 산업별 현황을 본지가 추가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제조사는 공장 자동화와 품질 관리 시스템을, 금융사는 내부 업무 자동화와 고객 응대 챗봇을, 플랫폼 기업은 추천·광고·정산 시스템을 이미 복수의 소프트웨어 계정으로 연결해 운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연결망에서 비밀키와 토큰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으면 퇴사자 계정보다 찾기 어려운 구멍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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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투자는 사용자 교육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기계 계정의 생성, 권한 부여, 사용 이력, 폐기 절차를 감사 가능한 형태로 남기는 체계가 필요하다. 양자 컴퓨팅 위협은 더 긴 시간축에서 기업 의사결정을 압박한다.

 

WEF '2026 글로벌 사이버보안 전망'은 일부 위협 행위자가 향후 양자 컴퓨터로 암호를 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데이터를 먼저 수집하는 장기 전략을 취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지금 수집하고 나중에 해독하는' 위험은 당장 손익계산서에 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의료 정보, 설계도, 국가 기간망 자료, 장기 계약 문서처럼 보존 가치가 긴 데이터는 현재의 암호 체계만으로 충분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양자 내성 암호화(Quantum-Safe Encryption)는 연구 주제를 넘어 장기 보관 데이터의 재분류와 시스템 교체 계획으로 이동했다. 기업 전략 측면에서 대응의 출발점은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다.

 

제로 트러스트는 내부망에 들어온 사용자를 기본적으로 신뢰하지 않고, 접속 주체와 기기, 위치, 행위 맥락을 계속 검증하는 접근 방식이다. WEF 보고서와 팔로알토 네트웍스 등 복수의 원천 자료에서 전문가들은 제로 트러스트 도입, AI 기반 행동 분석, 양자 내성 암호화 전환을 권고했다.

 

이 조언을 비용 항목으로 번역하면 명확하다. 기업은 네트워크 경계 장비 중심 투자에서 정체성 보안, 행위 분석, 데이터 분류, 암호 전환 로드맵으로 예산을 옮겨야 한다.

 

일부 기업은 AI 공격 위협이 과장됐다고 볼 수 있다. 공격자가 AI를 쓴다고 해서 모든 침해가 고도화되는 것은 아니며, 피싱과 자격 증명 탈취는 오래된 수법이라는 지적도 가능하다. 이 반론은 절반만 맞다.

 

수법의 뿌리는 오래됐지만, AI는 공격 준비 시간과 표적 맞춤 비용을 줄인다. 같은 예산으로 더 많은 직원을 겨냥하고, 더 자연스러운 언어로 속이며, 탐지 시스템을 우회하는 변형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구조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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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암호 전환은 장기 투자 의제로 이동

 

투자자에게도 메시지는 단순하지 않다. 보안 시장이 커진다는 말만으로 모든 보안 기업의 가치가 함께 오르지는 않는다.

 

2026년의 수요는 탐지 정확도, 계정 맥락, 클라우드·AI 워크로드 이해, 규제 대응 문서화 능력을 요구한다. 국내 보안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려면 한국어 피싱 탐지, 국내 업무 도구 연동, 금융·제조 규제 이해 같은 지역적 강점을 제품 안에 녹여야 한다.

 

반대로 단순 관제 인력 투입과 경보 전달에 머무는 사업자는 자동화 압력에 마진을 잃을 수 있다. 한국 기업의 CEO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보안 조직에 "AI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첫째, AI 도구와 자동화 계정이 어느 데이터에 접근하는지 목록화해야 한다. 둘째, 악성코드 없는 공격을 탐지할 수 있도록 사용자 및 엔터티 행동 분석(UEBA)과 로그 품질을 점검해야 한다.

 

셋째, 장기 보존 데이터에 대해 양자 내성 암호화 전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이 세 가지는 기술 프로젝트이면서 동시에 예산, 법무, 인사, 구매 부서가 함께 다뤄야 할 운영 개편이다.

 

사이버보안은 비용센터라는 오래된 인식을 벗어나고 있다. WEF의 94%, AI 취약성 87%, 악성코드 없는 공격 82%, NHI 109대 1이라는 숫자는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공격자는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표적을 겨냥하고, 기업은 보안 실패를 매출 중단과 신뢰 훼손으로 떠안는다. 2026년 보안 경쟁력은 기업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결정하는 선행 조건이 됐다. 한국 기업은 보안을 사후 복구 비용으로 남겨둘 것인지, 아니면 AI 시대의 영업권과 데이터 자산을 지키는 투자 계정으로 바꿀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 이 기사는 Programs.com, Allendevaux & Company, shattered.io, Telecom Review Leaders' Summit, Palo Alto Networks 자료와 WEF '2026 글로벌 사이버보안 전망(Global Cybersecurity Outlook 2026)'을 참조해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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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자료의 정확한 발표일과 기사 제목은 원본 제공 정보에서 확인되지 않았으며, 해당 기관 공식 채널에서 원문을 확인할 것을 권고한다.

 

FAQ

 

Q. 일반 기업은 AI 기반 피싱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A. WEF '2026 글로벌 사이버보안 전망'은 CEO들의 최대 우려가 랜섬웨어에서 사이버 기반 사기 및 피싱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기업은 메일 보안 장비를 추가하는 데서 멈추지 말고 결재, 송금, 고객정보 변경 같은 업무 절차에 다중 확인 단계를 넣어야 한다. AI가 문장을 자연스럽게 만들수록 직원 개인의 판단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한계가 커진다. 정기 훈련, 도메인 인증, 행위 기반 탐지, 고위험 거래 승인 통제를 함께 설계해야 실질적 방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Q. 비인간 정체성(NHI) 관리는 왜 중요한가

 

A. 팔로알토 네트웍스 자료에 따르면 2026년 NHI가 인간 정체성 대비 109대 1 비율로 늘었다. 이는 기업 내부에서 서비스 계정, API, 봇, AI 에이전트가 사람보다 훨씬 많은 접근 권한을 갖게 됐다는 의미다. 이런 계정은 인사 시스템으로 쉽게 회수되지 않아 장기간 방치될 위험이 있으며, 비밀키나 토큰이 만료되지 않은 채 남아 있으면 퇴사자 계정보다 발견하기 어려운 취약점이 된다. 기업은 기계 계정의 생성 목적, 권한 범위, 만료 시점, 사용 기록을 관리하는 별도 체계를 갖춰야 한다.

 

Q. 양자 내성 암호화 전환은 당장 필요한가

 

A. WEF '2026 글로벌 사이버보안 전망'은 일부 위협 행위자가 미래 복호화를 노리고 데이터를 미리 수집하는 전략을 취한다고 밝혔다. 모든 기업이 즉시 전면 교체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장기 보존 가치가 큰 데이터는 우선 검토 대상이 된다. 의료, 금융, 제조 설계, 공공 인프라 자료처럼 10년 이상 민감성이 유지되는 정보는 암호 전환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단기 과제는 보유 데이터 분류와 암호 적용 현황 파악이며, 이후 시스템 교체 주기에 맞춰 양자 내성 암호화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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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10.24 05:55 수정 2026.10.24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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