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윤리 '알기'와 '행하기'의 간극—대학 교육이 놓친 행동 역량

프리토리아 연구가 드러낸 '아는 것'과 '하는 것'의 괴리

기업과 대학이 재설계해야 할 교육·채용 신호

한국 산업에 남는 실무·책임 리스크와 대응 과제

프리토리아 연구가 드러낸 '아는 것'과 '하는 것'의 괴리

 

프리토리아 대학교(University of Pretoria) 연구팀이 발표한 분석(Bioengineer.org 보도, 날짜 미확인)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공립 대학 2곳의 컴퓨터과학 학부생 350명을 3년간 추적한 결과 AI 윤리 역량이 세 가지 차원에서 비대칭적으로 성장했다. 연구는 인공지능(AI) 윤리 역량을 'AI 윤리 인식', '책임감 있는 AI 사용', 'AI 윤리 행동'의 세 축으로 분리해 측정했다. 인식 차원은 꾸준히 개선된 반면 사용과 행동 차원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성장했다.

 

이 결과는 단순한 교육 효과의 문제가 아니라 대학 교육이 노동시장에 공급하는 '역량 신호' 자체를 왜곡할 위험을 보여준다. 기업은 AI 역량을 갖춘 인재를 채용할 때 지식 기반의 신호(수료증, 성적, 과목 이수)를 선호한다.

 

그러나 연구책임자 Musa Adekunle Ayanwale가 이끄는 프리토리아 연구팀은 게재지 'Discover Artificial Intelligence'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지식 신호가 실제 책임 있는 사용과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음을 통계적 모델로 보여주었다. 이 지점이 구조적으로 중요한 이유가 있다. 기업이 '알고 있다'는 신호만으로 제품·서비스의 법적·윤리적 리스크를 평가할 경우 손해배상·규제 대응에서 취약해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연구 설계의 엄밀성은 이 결론에 실증적 무게를 부여한다. 연구팀은 350명 학생을 대상으로 잠재 성장 곡선 모델링(latent growth curve modeling)을 적용해 초기 역량 수준과 연간 변화율을 분리해 추정했다. 이 통계기법은 집단 내 이질성을 통제하면서 각 역량 축의 성장 속도를 수치화한다.

 

단순 사후 설문 방식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지식은 늘었으나 행동 전환율은 낮다'는 결론을 도출한 근거가 여기에 있다. 특히 인식 축의 성장 속도와 사용·행동 축의 성장 속도가 독립적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은, 지식 습득이 행동 변화를 자동으로 견인하지 않는다는 교육학적 명제를 실증 데이터로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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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적 함의도 구체적이다. 기업이 윤리적 AI 준수(compliance)를 외부 감사·문서화로 관리할 때 실제 사용자의 행동 패턴이 수반되지 않으면 준수는 형식적 성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기업들이 AI 서비스 출시 전 내부 감사와 별개로 개발자·기획자의 윤리적 행동을 검증하지 않으면 법적 책임과 브랜드 리스크가 동시에 증가할 수 있다. 이는 AI 서비스의 오류 하나가 집단 소송이나 감독기관의 과징금으로 이어지는 현재의 규제 환경에서 더욱 현실적인 위협이다.

 

기업과 대학이 재설계해야 할 교육·채용 신호

 

교육 설계의 한계도 이번 연구가 짚어낸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연구팀은 인식 교육은 강의·토론으로 상대적으로 빠르게 전달되지만, 책임 있는 사용과 행동을 길러내기 위해서는 시뮬레이션, 케이스 기반 실습, 반복적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즉 교육 내용 자체의 전환뿐 아니라 평가체계가 함께 바뀌어야 한다. 산업 측면에서 보면 기업이 대학과 협업할 때 단순한 강의 제공이나 장학금 제공을 넘어서 실무형 과제·인턴십·행동 기반 평가를 공동 설계해야 인력의 실전 대응 능력이 개선될 여지가 커진다.

 

반론으로는 '지식이 쌓이면 결국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관점이 있다. 그러나 잠재 성장 곡선 모델링 결과는 각 축의 증가율이 서로 독립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인식의 기저가 높아진다고 해서 사용·행동의 성장 속도가 자동으로 동반 상승하지 않는다는 통계적 근거가 존재하는 것이다.

 

연구 표본이 나이지리아 공립 대학 2곳의 350명이라는 점에서 지리·제도적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는 한계는 인정해야 한다. 다만 교육 설계에서 지식 전달과 행동 훈련을 분리해 측정하는 방법론적 접근은 국제적으로도 확산되는 추세이며, 이 연구의 결론이 실무적 개선 요구를 뒷받침하는 근거로서의 타당성은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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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적 파급효과는 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채용 과정에서 스펙 신호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은 포트폴리오·실습 과제·윤리적 의사결정 시뮬레이션 결과를 채용 신호로 요구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교육서비스 기업·평가 기업의 시장이 확장될 수 있다. 다음으로 기업 내부 교육투자 구조가 바뀐다. 단기적 지식 전파형 교육에 머물던 연수 예산이 실습·행동 검증형 프로그램으로 재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규제 측면에서 감독기관은 대학·기업이 협업해 행동 증거를 제출하도록 표준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이는 인증·감사 산업의 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다.

 

한국 산업에 남는 실무·책임 리스크와 대응 과제

 

한국의 맥락에서 기업·대학·정책당국이 취해야 할 실천적 조치는 분명하다. 대학은 교과목 설계 단계에서 시뮬레이션 기반 평가와 산학협력형 과제를 필수화해야 하고, 기업은 채용·평가에서 행동 증거를 요구하는 채용 공고를 제도화해야 한다.

 

정부는 교육재정이나 연구과제 평가에 행동 기반 성과지표를 포함해 제도적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 본지 확인 결과 현재 일부 국내 대학과 기업이 파일럿 형태의 실습 중심 AI 윤리 교육을 도입했으나 규모와 표준화는 아직 초기 단계다.

 

AI 윤리 역량은 지식의 축적만으로는 노동시장의 책임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다. 기업은 채용·평가·교육 예산을 재편하고, 대학은 행동 검증을 포함한 교육 설계로 전환해야 한다.

 

이 전환은 단기적 비용을 수반하나 장기적으로는 준법 비용과 사고 발생 시의 경제적 손실을 줄이는 투자다. 결국 향후 산업 생태계는 윤리적 행동을 증명하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재편될 것이며, 한국의 대학과 기업이 교육·채용 신호를 언제, 어떻게 전환하느냐가 그 속도를 결정한다.

 

※ 이 기사는 Bioengineer.org의 보도(기사 제목·날짜 미확인)와 'Discover Artificial Intelligence' 게재 논문(연구책임자 Musa Adekunle Ayanwale, 프리토리아 대학교)을 참조하여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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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일반 기업은 당장 무엇을 바꿔야 하나

 

A. 기업은 채용 기준에 '행동 증거'를 포함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과제 기반 채용, 윤리 시뮬레이션 제출, 인턴십 성과 보고서를 요구하는 방법이 있다. 또한 내부 교육 예산을 지식 전달 중심에서 반복적 실습과 피드백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비용 증가를 수반하지만, 사고 예방과 신뢰 확보 측면에서 중장기적 경제적 이득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 AI 관련 규제가 강화되는 환경에서 행동 검증 체계를 갖추지 못한 기업은 규제 대응 비용과 브랜드 손상이라는 이중 리스크에 노출된다.

 

Q. 대학은 어떤 교육 설계를 우선해야 하나

 

A. 대학은 평가 체계부터 바꿔야 한다. 객관식·서술형 지식 평가에 더해 실제 의사결정 상황을 재현한 시뮬레이션과 포트폴리오 평가를 도입해야 한다. 산학협력형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이 기업 환경에서 윤리적 선택을 반복 연습하도록 설계하면 사용·행동 역량이 개선될 수 있다. 평가 결과는 채용시장과 투명하게 연결되어야 교육의 신호 효과가 실질적으로 발생한다. 강의실 안의 지식 전달에서 현장 맥락의 행동 훈련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이 핵심이다.

 

Q. 이번 연구 결과를 한국 상황에 그대로 적용해도 되나

 

A. 직접 적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프리토리아 연구 표본은 나이지리아 공립 대학 2곳의 350명으로 제한되므로 제도적·문화적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 다만 연구의 방법론적 발견인 '인식과 행동의 성장 속도 불일치'는 교육 설계의 일반적 문제를 지적하므로 한국 맥락에서도 정책·산업적 검토의 가치가 높다. 따라서 한국에서는 추가적인 현지화된 실증 연구와 파일럿 도입을 거쳐 정책을 설계하는 접근이 바람직하다. 결론을 그대로 이식하기보다 방법론적 틀을 한국 교육환경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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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10.14 02:07 수정 2026.10.14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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