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하며 대회 사상 첫 4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그러나 우승 직후 일부 선수들이 병역특례와 관련해 내놓은 발언과 행동이 논란에 휩싸이면서 축하 분위기가 빠르게 가라앉았다.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있거나 입대를 앞둔 청년들 사이에서 상대적 박탈감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고, 논란은 선수 개인의 언행을 넘어 현행 예술·체육요원 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 요구로 번지고 있다.
■ “군 면제 하나만 보고 뛰었다”…우승 직후 발언 도마 위
논란은 지난 10월 3일 일본과의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1대 0으로 승리한 직후 시작됐다.
대표팀 주장 이기혁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군대 안 갑니다”라고 발언했다. 그는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면 입대까지 불과 9일이 남아 있었다며 병역 문제에 대한 절박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양민혁 역시 병역 혜택이 이번 대회에 임하는 중요한 동기였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특히 메달이나 트로피보다 군 면제라는 보상을 바라보고 경기에 임했다는 설명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이어졌다.
박승수는 금메달 획득 후 이른바 '전역모'를 착용한 사진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해 논란을 키웠다.
이러한 발언과 행동을 두고 일부에서는 병역 의무를 가볍게 여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선수들이 오랜 기간 준비해 온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직후 병역 부담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을 표현한 것까지 지나치게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 비판 확산에 선수들 잇따라 사과
논란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자 해당 선수들은 잇따라 사과의 뜻을 밝혔다.
양민혁은 자신의 발언이 경솔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상처와 실망을 느낀 이들에게 사과했다.
이기혁 역시 국가대표팀 주장으로서 말의 무게를 더욱 신중하게 생각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승수도 전역모가 갖는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선수들은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군인이나 청년들을 조롱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논란은 단순한 사과만으로 마무리되지 않고 병역특례 제도 자체의 공정성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 BTS는 군 복무,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병역특례…형평성 논쟁
이번 논란을 계기로 예술·체육요원 제도의 형평성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행 제도에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등 일정한 기준을 충족한 체육인이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될 수 있다. 일반 현역병과는 다른 방식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제도다.
특히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병역 의무를 이행한 사례와 비교하며, 국가 이미지 제고와 국제적 성과에 대한 보상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제대회의 금메달 하나로 병역 이행 방식이 달라지는 것이 과연 공정한 기준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반면 체육계에서는 선수의 전성기가 상대적으로 짧다는 특수성과 국제대회 성과가 갖는 의미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 병역자원 감소 속 특례제도 개편 목소리
저출생에 따른 병역자원 감소 역시 제도 개편 논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모든 청년에게 병역 의무의 무게가 큰 상황에서 특정 분야의 성과만을 기준으로 별도 복무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한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종목별 국제대회의 경쟁 수준과 참가국 구성 등이 다른 만큼 단순히 금메달 획득 여부만으로 특례 대상자를 결정하는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정치권에서도 병역특례 기준의 재검토와 제도 개선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다만 제도를 전면 폐지할 것인지, 특례 대상을 축소하거나 선정 기준을 조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 금메달의 가치와 병역의 공정성…남겨진 과제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아시안게임 4연패는 분명 한국 축구사에 남을 의미 있는 성과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국제대회에서의 성과가 병역 의무와 연결될 때 선수의 언행이 얼마나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선수 개인의 경솔한 발언에 대한 비판과 별개로, 병역특례 제도가 오늘날의 사회적 인식과 형평성 기준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노력과 성과를 존중하면서도 병역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청년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균형 잡힌 제도적 접근이 요구된다.
금메달의 영광 뒤에 남겨진 병역특례 논란이 일시적인 비판에 그칠지,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