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동참모본부와 유엔군사령부가 지난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판단을 내놨다. 우리 군은 북한에 군사분계선(MDL) 인근 지뢰 매설 등 이른바 ‘국경선 요새화’ 활동을 중단하고 공식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강현우 합참 작전본부장은 3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지난 9월 21일 군사분계선 이남에서 정상적인 수색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들이 북한군의 지뢰에 의해 심각한 부상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이 최근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지뢰를 매설하는 등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고 설명하면서 해당 활동의 중단을 요구했다. 또 이번 사안에 대해 북측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사고는 지난 21일 오전 서부전선 육군 25사단 관할 DMZ에서 수색로 개척작전을 진행하던 중 발생했다.
당시 작전에 참여한 장병 3명이 지뢰 폭발로 중·경상을 입었으며, 군은 이후 합동 현장조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유엔군사령부와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사고 초기 군은 아군 지뢰와 북한군 지뢰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했다.
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부상 장병 장구류에 대한 1차 감정에서는 방탄헬멧과 방탄조끼 일부에서 트리니트로톨루엔(TNT) 성분과 갈색 계열 이물질이 검출됐다. 반면 아군 지뢰 폭발 시 나타날 수 있는 철제 파편은 확인되지 않았다.
합참은 폭발 지점 주변에 아군 지뢰 매설 기록이 없고, TNT 검출과 철제 파편 미확인, 현장에서 확인된 지뢰의 형태 등을 종합해 지난 28일 중간조사 결과에서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표했다.
이어 29일 군과 유엔사가 실시한 3일 차 현장조사에서는 MDL 이남 지역에서 북한의 수지(플라스틱) 반보병지뢰 1발이 추가로 발견됐다. 군 당국은 해당 지뢰가 자연적으로 유실돼 떠내려온 것인지, 매설된 것인지 등을 포함해 현장 상태를 조사했다.
유엔군사령부도 30일 공식 입장을 내고 한국군과의 합동 현장조사 과정에서 MDL 남측 대한민국 측 지역에서 북한 대인지뢰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전협정 위반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정전협정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관련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전협정을 유지·이행하고 한반도의 안정을 유지하며 긴장 고조를 방지하기 위한 역할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앞서 2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북한군 지뢰로 최종 확인될 경우 책임은 북한에 있다며 필요한 대응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합참은 30일 북한에 군사분계선 인근 지뢰 매설 등 긴장을 높이는 활동을 즉각 중단하고 이번 사고와 관련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한 구체적인 지뢰 매설 시점과 경위 등에 대해서는 군과 유엔사의 조사와 후속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