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미국산 무기 구매를 제안했다는 주중 미국대사의 발언을 직접 부인했다. 그러나 동시에 중국에 미국산 무기를 판매하는 방안에 대해 “어쩌면 좋은 생각일 수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미·중 안보 관계를 둘러싼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경제 분야에서는 양국이 약 600억달러 규모의 교역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기로 합의하며 제한적인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였다. 안보와 대만 문제에서는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 분야에서는 협력 공간을 넓히려는 미·중 관계의 복합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의 발언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중국에요? 대만 말씀하시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반문했다.
이어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퍼듀 대사에게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고, 퍼듀 대사가 중국과 대만을 혼동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시 주석 간 회담에서 중국에 미국산 무기를 판매하는 문제가 논의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무기 판매 가능성 자체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는 미국이 우수한 군사 장비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도 구매를 원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어쩌면 좋은 생각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퍼듀 대사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미국이 전 세계 여러 국가에 무기를 판매하고 있다면서 중국도 미국산 무기를 구매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미국의 대중 무기수출 규제와 대만 문제를 고려할 때 민감한 사안으로 받아들여졌다. 미국과 중국은 대만을 둘러싼 군사·외교적 갈등을 이어가고 있으며, 미국은 대만에 주요 무기를 공급해왔다. 퍼듀 대사의 발언이 알려진 뒤 미국 정부는 중국에 무기를 판매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안보 분야의 이러한 혼선과 달리 경제 분야에서는 양국이 새로운 관세 인하 합의를 내놓았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중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양국은 최근 뉴욕과 워싱턴에서 진행된 경제·무역 협의를 통해 각각 약 300억달러, 총 600억달러 규모의 교역품에 대해 관세를 낮추는 이른바 ‘300억달러 대 300억달러’ 구상에 합의했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과 개인 관리용품, 의료기기, 석탄 등에 대한 관세를 낮추고, 미국은 중국산 완구와 가전제품, 유아용품, 주방·욕실용품, 명절 관련 상품 등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대상 품목 가운데 90% 이상은 양국이 추가로 부과했던 관세를 없애고 최혜국대우(MFN)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조정될 예정이다. 실제 관세 인하는 양국이 각각 국내 법적·행정적 절차를 마친 뒤 동시에 시행된다.
USTR도 이번 조치를 통해 약 3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이 중국 시장에서 보다 유리한 관세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측은 농산물과 의료기기 등의 시장 접근 확대를 기대하고 있으며, 중국산 생활용품과 완구 등의 관세 인하를 통해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도 일부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합의가 미·중 무역갈등의 본격적인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양국이 관세 인하를 추진하는 교역 규모는 약 600억달러로, 전체 미·중 교역 가운데 일부에 해당한다. 특히 미국 정치권에서 민감한 품목으로 꼽히는 대두 등 일부 상품은 이번 관세 인하 대상에서 빠져 추가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농업 분야에서는 별도의 협의 채널도 마련된다. 중국 상무부는 미·중 무역이사회 산하에 농업 워킹그룹을 설치해 시장 접근과 규제 문제 등을 논의하고, 2026년 말 이전 첫 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최근 미·중 관계는 안보와 경제에서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만과 무기 문제에서는 양국의 전략적 경쟁과 불신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는 반면, 무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민감도가 낮은 상품을 중심으로 관세 장벽을 낮추고 협의 채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무기 판매 관련 발언 논란과 600억달러 규모의 관세 인하 합의가 거의 동시에 불거졌다는 점은 현재 미·중 관계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략·안보 분야에서는 경쟁을 이어가면서도 경제 분야에서는 충돌을 관리하고 실익을 확보하려는 ‘경쟁과 협력의 병존’이 당분간 미·중 관계의 주요 특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