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숙박비에 ‘관광세’ 붙나…잉글랜드 지방정부에 부과 권한

영국 런던을 비롯한 잉글랜드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앞으로 숙박비에 별도의 관광 부담금을 내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영국 정부가 지방정부와 지역 시장에게 숙박객을 대상으로 ‘숙박 방문객 부담금(Overnight Visitor Levy)’을 도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로 하면서다.

 

이번 제도는 영국 중앙정부가 전국에 일률적으로 관광세를 부과하는 방식은 아니다. 권한을 부여받은 지역정부가 관광객 규모와 숙박시장 상황,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한 뒤 자체적으로 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관광세를 도입할 경우 부담금은 1박당 일정 금액을 받는 정액제가 아니라 숙박요금의 일정 비율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저가 숙박시설 이용객에게 상대적으로 과도한 부담이 돌아가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인 세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중앙정부가 일률적인 세율을 정해 전국에 적용하는 대신 각 지역이 자체적인 제도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다. 이에 따라 향후 런던과 리버풀, 웨스트요크셔, 웨스트오브잉글랜드 등 지역별로 실제 도입 여부와 세율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런던은 관광세 도입 가능성이 높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관광객 증가에 따른 도시 인프라 비용을 충당하고 관광산업에 다시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며 지방정부에 관련 권한을 부여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영국 정부 발표에서도 칸 시장은 숙박 부담금 도입 권한 부여를 환영하면서 최종 결정에 앞서 런던 자치구와 숙박업체, 관광·서비스업계 등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는 ‘런던 관광세가 확정됐다’기보다는 런던시가 관광세를 도입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되는 단계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관광세를 통해 확보한 재원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의 대중교통과 거리 환경, 문화시설, 관광 명소와 지역 서비스 등에 재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정부는 관광객 증가로 혜택을 얻는 지역이 관광으로 발생하는 비용 역시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도록 재정 권한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역별 자율성도 상당 부분 인정된다. 각 지역은 주민과 지역 사업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관광세 도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며, 캠핑장 등 일부 숙박시설을 부담금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임시숙소나 보호시설 등은 관광 목적의 숙박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영국 내에서는 이미 관광객 부담금을 실제 운영하는 지역도 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는 2026년 7월 24일부터 유료 숙박시설을 대상으로 숙박비의 5%에 해당하는 방문객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다만 연속 숙박 기준 처음 5박까지만 적용된다.

 

웨일스 역시 별도의 관광객 부담금 제도를 마련했다. 지방정부가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지역에서는 호텔 등 일반 숙박시설의 경우 1인당 1박에 1.30파운드를 부과할 수 있으며, 실제 도입이 가능한 가장 빠른 시점은 2027년 4월이다.

 

반면 숙박·외식업계를 중심으로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 숙박·서비스업계 단체인 UKHospitality는 숙박비의 5% 수준으로 부담금이 광범위하게 도입되는 상황을 가정한 경제 분석을 근거로 관광 수요 감소와 약 3만3천 개의 일자리 감소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는 실제 발생이 확인된 피해가 아니라 관광업계가 제시한 전망치다.

 

영국 정부는 앞으로 관련 법안을 마련해 지방정부가 관광세를 실제 도입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갖추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역 시장과 전략지역 당국이 2028년 초까지 관광세 수입을 어디에 활용할 것인지 구체적인 지출계획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당장 런던을 방문하는 모든 관광객에게 숙박세가 추가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여행객의 부담이 발생하려면 관련 법적 절차가 마무리된 뒤 런던시가 제도 도입을 결정하고 세율과 적용 시기, 면제 대상 등 세부 기준을 확정해야 한다.

 

향후 관심은 런던을 포함한 잉글랜드 주요 관광도시들이 실제로 숙박 부담금을 도입할지, 그리고 어느 수준의 세율을 선택할지에 모일 전망이다. 지역별 결정에 따라 향후 영국 여행객이 부담하는 숙박비에도 적지 않은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작성 2026.09.14 07:58 수정 2026.09.14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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