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닷새 연속 상승하며 7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다시 돌아오면서 지난주 급락분을 빠르게 만회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번 반등이 일시적인 회복에 그칠지 본격적인 상승 추세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4.60포인트(2.42%) 오른 6977.94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7010선까지 올라 7000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코스피200 역시 2.51% 상승하며 대형주를 중심으로 강한 반등세가 나타났다.
이번 상승을 이끈 핵심은 외국인 수급이다. 외국인은 14일 하루에만 약 3조원 규모를 순매수하는 등 11일부터 4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이번 주 누적 순매수 규모도 8조원을 넘어섰다. 직전 주 대규모 순매도에 나섰던 외국인이 다시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증시 분위기가 빠르게 반전된 모습이다.
특히 외국인 자금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대형주에 집중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현대차도 큰 폭으로 오르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미국 물가 관련 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살아난 점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코스피 지수가 빠르게 회복한 것과 달리 시장 전체의 상승세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 대해 “반등의 존재는 더 이상 의심할 단계가 아니다”면서도 “지수의 복원이 시장의 복원보다 빠르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14일 코스피가 2.42%, 코스피200이 2.51% 상승한 반면 코스피200 제외 지수는 1.73%, 코스피 소형주 지수는 1.39% 상승하는 데 그쳤다. 대형주가 지수를 강하게 끌어올린 것과 비교하면 중소형주까지 상승 온기가 충분히 확산되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현재 반등의 선두에는 유동성이 풍부하고 실적 가시성이 높은 반도체 대형주가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코스피가 7000선을 넘어서는지가 아니라 상승 종목과 업종이 얼마나 넓어지는지다.
코스피가 7000선을 돌파하더라도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가 개선되지 않고 외국인 매수가 일부 대형주에만 집중된다면 상승 탄력이 다시 약해질 수 있다. 반대로 7000선 부근에서 잠시 숨을 고르더라도 중소형주와 다른 업종으로 매수세가 확산된다면 증시의 상승 기반은 오히려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향후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량,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 규모 등이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AI 투자 확대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을 다시 끌어올릴 경우 코스피 추가 상승의 핵심 동력이 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도 이어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공급 부족이 심화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향후 메모리 가격 상승이 IT 완제품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칩플레이션’ 가능성을 제기했다.
SK하이닉스 역시 HBM을 중심으로 장기공급계약을 확대하는 한편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 가능성을 검토하는 등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될 경우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이 코스피 전체의 상승 동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AI 투자 확대의 수혜는 반도체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LS그룹은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서며 처음으로 반기 기준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북미와 유럽의 전력망 투자 확대와 AI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라 초고압 케이블과 변압기, 전기동 등의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주요 계열사의 수주잔고도 크게 증가하면서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는 배당주 역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8월 중간·분기 배당 기준일을 정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들의 배당 규모가 총 5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현대차와 SK하이닉스, KT&G 등 주요 기업들이 상당한 규모의 배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다만 배당금만 보고 투자하기보다는 배당락 이후 주가 변동 가능성과 기업의 실적, 지속적인 주주환원 정책까지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결국 코스피가 7000선을 안정적으로 넘어 추가 상승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지속되는지,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업 이익 전망이 개선되는지, 그리고 대형주에 집중된 상승세가 중소형주와 다른 업종까지 확산되는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수는 이미 빠르게 반등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단순한 ‘코스피 7000 돌파’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외국인 수급과 기업 실적, 상승 종목의 확산이 뒷받침되는 진짜 상승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