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수도권에 신규 공공주택지구를 포함해 23만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고, 택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주택 공급 대책을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가용한 정책 수단을 집중하고 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다.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국무조정실·재정경제부는 13일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신규 공공주택지구 약 10만가구를 포함해 수도권에서 총 ‘23만가구+α’의 추가 공급 효과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신규 택지 가운데 서울 강서지구 1천가구, 경기 남양주 도심지구 2만1천700가구, 경기 광주역세권2지구 4천500가구 등 약 2만7천가구 규모의 후보지를 공개했다. 나머지 7만3천가구 이상 규모의 추가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는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올해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공급 속도도 높인다. 신규 택지는 발표 이후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단축하는 모델을 적용한다. 관계기관 협의와 각종 영향평가·조사, 보상 등 택지 조성 과정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 실제 주택 공급 시기를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기존에 발표한 공급계획도 신속하게 추진한다. 올해 초 1·29 대책에서 공급 대상지로 발표된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과 경기 과천 경마장·옛 국군방첩사령부 등 6만가구 이상의 도심 공급 부지는 인허가 절차를 병행하고 부지 조성을 신속하게 추진해 2030년까지 전체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공택지뿐 아니라 민간 주택 공급을 회복하기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 수도권 주요 공급 수단인 민간 정비사업과 도심에서 상대적으로 신속한 공급이 가능한 비아파트 매입임대주택 사업 등에 취득세 감면과 이주비 대출 등 세제·금융 지원을 제공한다.
주택 공급을 뒷받침하기 위한 금융지원도 확대된다. 정부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지원 규모를 ‘47조8천억원+α’ 수준으로 확대하고, PF 보증을 향후 3년간 연평균 28조7천억원 규모로 늘리는 등 정상 사업장의 자금 조달을 지원한다. 부실 사업장에 대해서는 캠코 PF 정상화 지원펀드와 은행·보험업권 신디케이트론 등을 활용해 정상화를 추진한다.
정비사업 과정에서 필요한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은 실수요 성격을 고려해 은행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와 별도로 관리한다. 오는 31일부터는 이주비 대출 LTV 산정 과정에서 신축주택의 가치 추산액인 종후자산평가액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한다.
청년과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도 포함됐다. 청년이 4억원 이하 오피스텔·빌라 등 비아파트를 구입할 때 이용할 수 있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청년미래 보금자리론’을 출시한다.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우대는 수도권·규제지역 70%, 그 외 지역 80%를 적용한다.
결혼으로 인해 대출 조건이 불리해지는 이른바 ‘결혼 페널티’를 완화하는 조치도 추진한다. 신혼부부 보금자리론은 기존 부부 합산 연소득 8천500만원 이하 조건에 더해 부부 중 1명의 소득이 연 7천만원 이하인 경우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조건을 추가한다. 디딤돌·버팀목대출에도 유사한 기준을 적용해 대출 대상을 확대한다.
가계대출 총량관리 증가율 목표는 기존 1.5%에서 3.0%로 조정한다. 정부는 이에 따른 약 30조원 규모의 추가 대출 여력을 주택 공급 촉진과 청년 주거안정 등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주택매매·임대사업자가 비아파트를 매입하거나 신축하기 위해 멸실 예정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에도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하고, 사업장 자기자본비율 규제는 주거사업장에 한해 도입 시기를 2027년에서 2029년으로 유예한다.
반면 전세대출을 이용한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규제는 강화한다.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가운데 본인이나 배우자가 실제 거주한 적이 없고 가족이 아닌 사람에게 임대 중인 ‘비거주 1주택’에 대해서는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한다.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내년부터 낮춘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 80%, 그 외 지역 90%인 보증비율을 각각 10%포인트 인하한다. 고액·고DSR 대출과 고가주택·고LTV 대출 등 고위험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도 높이고 가계부문 시스템리스크 완충자본을 도입한다.
이번 공급대책 발표 이후 이재명 대통령은 참모진 회의에서 부동산 문제를 “국민의 삶을 위협하고 국가의 미래를 위협하는 시한폭탄 같은 문제”라고 규정하고, 해결을 위해 가용한 수단과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주택 공급 확대를 강조하며 필요한 경우 기존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법과 제도를 고쳐서라도 택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택 공급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공급 과정의 시간과 절차를 단축하기 위한 제도 정비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의 공급 부족과 관련해 2022년 이후 인허가와 착공이 감소하면서 공급 공백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22년 그때부터 지금까지 공급 절벽”이라며 이를 메우기 위한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신규 택지 확보와 기존 공급계획의 조기 착공,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 PF 금융지원 확대를 동시에 추진해 수도권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가 제시한 ‘23만가구+α’의 추가 공급 계획이 실제 인허가와 착공으로 얼마나 빠르게 이어질지가 향후 수도권 주택 공급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