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빠져나가는 9,900원… 새는 돈의 정체”

OTT·음원·쇼핑 멤버십까지… 구독경제가 만든 보이지 않는 지출

연간 수십만 원 증발하는 자동결제, 점검만 해도 생활비가 줄어든다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음악 스트리밍, 쇼핑 멤버십, 클라우드 저장 서비스까지. 구독경제 시대를 맞아 다양한 서비스가 자동결제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소비자들의 편의성은 높아졌지만 그만큼 보이지 않는 지출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한 달에 몇 천 원에서 몇 만 원 수준의 소액 결제는 체감이 적어 쉽게 지나치기 마련이지만, 여러 서비스가 누적되면 가계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장인 김모 씨(42)는 최근 카드 명세서를 확인하다가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 세 건이 여전히 자동결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때 이용하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클라우드 저장 서비스, 쇼핑 멤버십이 해지되지 않은 채 매달 결제되고 있었던 것이다. 김 씨는 “금액이 크지 않아 신경 쓰지 않았는데 계산해 보니 연간 30만 원이 넘었다”며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에 돈을 내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주부 박모 씨(56)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다. 가족 구성원이 각각 다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이용하다 보니 월 구독료가 5만 원을 넘었고, 실제 시청 빈도는 높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씨는 “하나씩 보면 큰돈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모두 합쳐 보니 외식비 한 달 치 수준이었다”며 “최근에는 가족회의를 통해 필요한 서비스만 남기고 정리했다”고 전했다.

[사진: '구독 경제'로 인한 무의식적인 지출과 가계 경제의 압박을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보여주는 이미지, gemini 생성]

전문가들은 자동결제가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을 낮춘다고 설명한다. 한 번 가입하면 별도의 결제 행위 없이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사용 빈도가 줄어들어도 비용 지출에 대한 인식이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가입 당시에는 필요성을 느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용하지 않는 서비스에 계속 비용을 지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최근에는 구독 서비스가 콘텐츠를 넘어 식품, 생활용품, 전자기기, 교육, 건강관리 분야까지 확대되면서 고정지출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 전문가들은 정기적으로 자동결제 내역을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조상권 박사(수원대 경영학전공)은 “자동결제는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소비자가 지출을 인식하지 못하게 만드는 측면도 있다”며 “특히 소액 구독료는 부담이 적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여러 건이 누적되면 상당한 금액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물가 시대에는 투자나 재테크 못지않게 불필요한 고정지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소 분기별 한 번씩 카드 명세서와 계좌이체 내역을 점검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자동결제 점검 방법으로 카드사 앱과 은행 앱의 정기결제 조회 서비스를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 또한 최근 3개월 동안 사용하지 않은 서비스는 해지를 검토하고, 중복 가입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재테크의 첫걸음은 새로운 수익을 찾는 것보다 새는 돈을 막는 데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매달 무심코 빠져나가는 자동결제 내역을 점검하는 작은 습관이 가정경제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절약 방법이 될 수 있다.

 

 

 

작성 2026.06.24 08:23 수정 2026.06.29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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