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샘플 주입부터 '대통령 통화' 비선 메신저까지… 명태균 게이트의 실체와 수법

응답자 0명인데 보고서 뚝딱… 여론조사 '잔혹사' 조작 수법

 

 

 

 

 

 

 

대한민국 정계를 흔든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혐의들이 1심에서 정치자금법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데이터 조작 수법과 유력 정치인들과의 비선 녹취록은 여전히 한국 정치사상 전례 없는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미공표 여론조사의 정교한 왜곡 수법과 윤석열 대통령, 이준석 당시 당대표 등 정권 핵심 인사들과 명 씨가 나눈 구체적인 대화 실체를 취재했다.

 


■ 응답자 0명인데 보고서 뚝딱… 여론조사 '잔혹사' 조작 수법

 

명태균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 조작 방식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과감하고 정교했다.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난 핵심 수법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유령 응답자(가짜 샘플) 무단 주입’이다. 2021년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당시 여론조사에 아예 응답하지도 않은 가짜 데이터를 대량 전산 입력해 오차범위 밖 2위였던 특정 후보의 지지율을 억지로 끌어올렸다. 대선 경선 당시에도 윤석열 후보가 홍준표 후보를 앞서는 것처럼 꾸민 가짜 보고서가 최소 8건 이상 무더기로 작성됐다.

 

둘째는 실제 조사를 단 한 건도 돌리지 않고 수치를 인위적으로 적어낸 ‘100% 가상 받아쓰기’다. 명 씨는 회계책임자에게 전화로 소수점 아래 자리까지 지지율 수치를 직접 불러주며 유령 문서를 생성하게 했다. 이 외에도 60대 이상 보수 표본의 나이를 10~20대로 조작하는 ‘연령 변조’ 수법, 경선 투표일에 상대 후보 지지 당원들에게 가짜 조사를 돌려 진짜 정당 투표 전화를 못 받게 방해하는 ‘방전 수법’까지 동원된 것으로 밝혀졌다.

 


■ "김영선 좀 해라"… 윤석열 대통령 통화 녹취 파문

 

이처럼 조작된 여론조사 능력을 배경으로 삼은 명 씨는 정권 최고 권력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비선 메신저로 암약했다. 대중에게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은 2022년 5월 9일, 취임식 전날 당선인 신분이던 윤석열 대통령과의 직접 통화 녹음이다.

 

윤석열 대통령: "공천에 대해서 김영선이 경선 때 열심히 뛰었으니까 저는 '김영선이 좀 해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진짜 당에서..."
명태균 씨: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확보된 전체 녹취록에는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던 윤상현 의원의 이름도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윤 대통령이 명 씨에게 *"내가 윤상현이한테도 (한 번 더 말을) 하고..."*라고 언급하는 대목이 포함되어 있어, 대통령이 공천 과정에 직접 청탁성 의견을 전달한 정황이 생생하게 폭로됐다.

 


■ 이준석 '수사 구명 카톡'과 드러난 비선 메신저의 위력

 

명 씨의 이른바 '황금폰'과 컴퓨터 포렌식을 통해 복원된 이준석 의원(당시 국민의힘 당대표)과의 카카오톡 대화 352개는 정치권의 이중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 의원은 당시 자신의 성접대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좁혀오고 당내 징계 위기에 처하자, 윤 대통령 부부와 비밀 핫라인을 가졌던 명 씨를 창구 삼아 "김건희 여사 측을 통해 수사 압박을 무마해달라"는 취지의 전방위 구명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공천 심사 기간에도 이 의원은 명 씨와 전략공천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했으며, 명 씨는 지인과의 통화에서 *"내가 준석이한테 사정사정해서 김영선 전략 공천을 받았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외견상으로는 친윤계와 치열하게 대립하던 당대표가 뒤로는 철저히 비선 브로커에게 의지해 생명 연장을 꾀했던 셈이다.

 

1심 재판부는 이 모든 정황에 대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 또는 '공천관리위원회의 정상적 결과'라며 법적 면죄부를 주었으나, 국민의 눈높이와 민주주의 시스템을 뒤흔든 '여론 조작 및 비선 개입'의 도덕적 불법성까지 지워지지는 않는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작성 2026.06.03 22:04 수정 2026.06.0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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