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권의 경제이야기] 운명처럼 엇갈린 한일 백화점 산업...소비 흐름과 시장 전략의 명함

일본 백화점 쇠락의 내막...

한국 백화점, 명품 수요 급증에 힘입은 활황

글로벌 정세와 자본 시장 호조가 한국 유통 시장에 미친 영향

일본 도쿄 시부야 지역의 대표적인 백화점인 세이부 시부야점이 오는 9월 문을 닫으며, 장기간 이어진 일본 백화점 산업의 위축이 현실화 되고 있습니다. 1968년 개장 이래 약 58년간 시부야를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 잡아온 이 공간은 경기 불황과 소비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급변하는 소비 양상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2020년 및 2023년에는 도쿄백화점 도요코점과 시부야 본점마저 폐점함으로써 "일본의 명동’이라 불리는 시부야 지역에 백화점이 단 한 곳도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사진: 세이부 백화점 이미지, 챗GPT 생성]

지방 도시에 집중됐던 백화점 폐점 흐름이 2010년대 후반부터 대도시로 확산됐는데, 올해 2월에는 나고야역 인근 랜드마크였던 메이테쓰백화점 본점마저 폐점하면서 일본 도시권 백화점의 쇠퇴가 두드러졌습니다. 2022년에는 오다큐백화점 신주쿠점 본관 건물도 문을 닫았습니다.

 

이러한 폐점 급증의 핵심 원인은 일본 중산층의 취약화에 있습니다. 일본 후생노동성 국민생활 기초조사 자료에 의하면, 일본 가구 중위소득은 1993년 550만 엔(약 5170만 원)에서 2023년에는 410만 엔(약 3860만 원)으로 축소됐습니다. 이와 함께 세이부 시부야점의 매출은 2017년 436억 엔에서 2022년 317억 엔으로 약 30% 감소한 상황입니다.

 

더해 일본 도심에서는 중저가 잡화점인 돈키호테, 유니클로 등이 소비자의 발길을 끌면서, 전통적 백화점의 역할이 감소되고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백화점이 독창적인 매력을 잃고 해외 관광객 수요에 의존하는 한계를 보였으며, 온라인 쇼핑으로 소비가 분산되며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백화점, 명품 시장 확대로 인한 매출 호조

대조적으로 한국 백화점은 명품 브랜드 수요 증가에 힘입어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샤넬, 까르띠에 등 프리미엄 브랜드 매장 앞에는 아침부터 긴 줄이 형성되며,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1~2월 명품 매출은 작년 대비 36% 늘어났고, 롯데백화점은 같은 기간 명품 매출 증가율이 5%대에서 25%까지 급상승했습니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이미지, 챗GPT생성]

내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한국 소비자는 제한된 소득을 ‘가치 소비’에 집중하는 성향이 강해, 명품 마케팅 전략이 시장 돌파구가 되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이와 함께 2023년 말부터 이어진 증시 활황은 개인 투자자들의 소득 증대로 이어져, 고가 소비에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국제 정세 및 증시 활황과 한국 백화점의 시너지 효과

중국과 일본 간 갈등 심화는 중국인 대형 소비층의 일본 관광 감소로 이어졌고, 그 소비가 한국으로 일부 이동하는 반사 효과가 발생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일본 주요 백화점의 2024년 1월 중국인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60%가량 급감했습니다. 반면 같은 시기 롯데백화점 명동본점 외국인 매출은 90% 이상 크게 늘었습니다.

 

한편 닛케이지수는 한국 증시보다 선제적으로 오름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내 백화점 소비로 효과적으로 연결 시키지 못한 점이 한국과 크게 대비됩니다. 한국 유통 업계는 국내외 환경 변화와 금융 시장 활황을 명품 소비 확대로 연결 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경쟁 구도를 선명하게 달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일본과 한국의 백화점 산업은 소비 여력, 소비 성향, 국제 관계, 자본 시장 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서로 다른 방향을 걷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석은 앞으로 두 나라 유통 및 소비 시장 정책 방향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작성 2026.03.29 22:49 수정 2026.03.29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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