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승부수’... “美 톱4 전력 기업 키운다”

관세 장벽·공급망 위기, ‘철저한 현지화’ 정공법으로 돌파

2030년까지 2.4억 달러 베팅... “북미는 글로벌 도약의 확실한 디딤판”

AI 데이터센터 붐 타고 슈나이더·지멘스 등 글로벌 공룡에 도전장


“미국 시장은 LS일렉트릭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확실한 디딤판이 될 것입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이 세계 최대 전력 시장인 미국 심장부에 승부수를 던졌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이라는 위기 속에서 오히려 공격적인 현지 투자를 감행하며, 미국 내 ‘톱4(Top 4)’ 전력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 찬 비전을 선포한 것이다. 텍사스주 배스트럽(Bastrop) 캠퍼스 준공은 구 회장의 이러한 ‘퀀텀 점프’ 구상을 현실화할 전진기지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현지화’ 전략

구 회장의 경영 철학은 명확하다. 단순히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단계를 넘어, 기술과 서비스까지 현지에서 완결하는 ‘진정한 현지화’만이 살길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준공된 ‘LS일렉트릭 배스트럽 캠퍼스’는 이러한 구 회장의 의지가 집약된 곳이다. 4만 6천㎡(약 1만 4천 평) 부지에 들어선 이 캠퍼스는 단순 조립 공장이 아니다. 생산부터 연구(R&D), 설계, 서비스까지 북미 사업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복합 거점이다.

 

이는 최근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움직임 등 날로 높아지는 무역 장벽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구 회장은 북미 전략 제품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함으로써 관세 리스크를 해소하는 동시에, 납기 경쟁력을 확보해 고객 신뢰를 얻겠다는 복안을 세웠다. 그는 “제품과 솔루션은 물론 공급 체계와 서비스까지 사업 밸류체인 전 분야에서 철저한 현지화를 추진해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S일렉트릭 베스트럽 캠퍼스 전경 (사진=LS일렉트릭)

2.4억 달러 베팅... AI 데이터센터 붐을 잡아라

 

구자균 회장의 시선은 AI(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로 향해 있다. 전력 먹는 하마로 불리는 AI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전력기기 수요가 폭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LS일렉트릭은 텍사스 캠퍼스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중·저압 전력기기와 배전시스템(Switch Gear)을 집중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이미 성과는 나타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2024년 북미에서만 약 1조 3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2025년 1,600억 원 규모의 메이저 빅테크 기업 데이터센터 배전시스템 공급 계약을 따내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다.

 

구 회장은 이 기세를 몰아 오는 2030년까지 총 2억 4천만 달러(약 3,300억 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현재의 성장세를 굳히고, 해외 매출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려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공룡들과의 ‘진검승부’

구자균 회장의 최종 목표는 슈나이더(Schneider), 지멘스(Siemens), 이튼(Eaton), ABB 등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LS일렉트릭은 이번 텍사스 배스트럽 캠퍼스와 유타주 시더시티의 ‘MCM엔지니어링Ⅱ’ 공장을 양대 축으로 삼아 북미 전역을 커버하는 생산·서비스망을 구축했다. 미국 법인(LS ELECTRIC America)을 중심으로 촘촘한 유통망을 갖추고, 경쟁사보다 빠른 대응 속도와 맞춤형 서비스를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뺏어오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투자는 LS일렉트릭의 해외 매출 비중 70%, 미국 TOP4 전력기업이라는 목표의 첫 출발점”이라는 구자균 회장의 선언이, 한국의 전력 기술을 넘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작성 2026.03.17 09:36 수정 2026.03.1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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