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지의 영화 리터러시> 해요. 해요. 해요. 그냥 해요.

-마이크 밀즈의 <컴온 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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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상상해보면 어떨 것 같아요?"

이 질문을 아이에게 던지는 것과 어른에게 던지는 것은 다르다. 아이들이 상상하는 미래는 다양하고 기발하고 재치가 넘치지만 어른들은 물질적인 풍요와 관련된 답변을 늘어놓을 것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조니는 미 각지의 아이들을 찾아다니며 이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아이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기발한 대답과 의구심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자신의 조카를 만나 질문을 던지지만 이 조카는 다른 인터뷰이들과는 다르게 만만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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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밀즈의 영화에는 늘 “함께 살아내는 일”이 등장한다. <비기너스>에서는 늦게 커밍아웃한 아버지를, <20세기 여성들>에서는 시대의 변화를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어머니를 통해 가족의 불완전한 사랑을 그렸다. 그리고 <컴온 컴온>은 그 연작의 다음 장처럼, ‘듣기’라는 행위를 통해 가족이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을 조용히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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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저널리스트 조니(호아킨 피닉스)는 여동생의 부탁으로 조카 제시(우디 노먼)를 잠시 돌보게 된다. 뉴욕, 뉴올리언스, LA를 오가며 두 사람은 도시의 풍경과 아이들의 목소리를 함께 기록한다. 그 여정은 마치 하나의 인터뷰처럼 진행된다. 그러나 마이크 밀즈가 진짜로 묻는 것은 “세상에 대한 생각”이 아니라, “너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살아 있니?”라는 질문에 가깝다.

 그래서 인터뷰어 전문가인 조니는 제시의 서슴없는 질문이 낯설면서도 숨을 멎게 한다. 왜 결혼을 하지 않았는지, 엄마와는 왜 멀어지게 되었는지 등등의 질문은 갑작스러우면서도 답변을 피하고 싶어하는 것들이다. 영화의 흑백 화면은 그 질문을 더욱 명료하게 만든다. 색을 제거함으로써 화면은 감정의 소음 대신 질감과 거리감을 드러낸다. 조니가 들려주는 인터뷰 음성, 제시의 불안한 표정,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잠시 멀어지는 순간들. 그 모든 장면은 모노톤의 세계 속에서 묵묵히 울린다. 밀즈는 색감의 부재 속에 인간의 온기를 새겨 넣는다. 흑백은 냉정함이 아니라, 감정의 선명함을 위한 선택이다. 밀즈는 카메라를 아이의 시선과 어른의 시선 사이에 두고, 가족이라는 단어를 다시 정의한다. 가족이란 혈연의 확증이 아니라, 서로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들의 집합이다. 듣는다는 건 판단을 멈추는 일이고, 기다림의 윤리이기도 하다. 조니가 제시의 녹음기를 통해 세상의 아이들 목소리를 듣듯, 우리는 타인의 내면을 온전히 듣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여행의 막바지, 서로를 알아가던 두 사람은 너무나도 보고 싶은 엄마의 복귀에 당황하게 된다. 엄마의 복귀는 이 여행의 끝을 말하는 것이고 삼촌과의 이별을 뜻하는 것이다. 

 항상 괜찮을 필요는 없다. 화나도 되고 슬퍼도 된다. 낙심해도 되고 당황해도 된다. 허공에 발차기 하고 화를 내고 소리를 질러도 괜찮다. 그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내가 괜찮지 않다고 인정하는 것. 마음껏 소리 지를 수 있는 용기. 그것이 우리를 속박에서 구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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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요. 해요. 해요. 그냥 해요. 

여행의 막바지에 제시는 조니에게 전하는 말을 인터뷰 형식으로 녹음으로 남긴다. 조니는 이 여행을 영원히 기억할 거라고 답한다. 그들은 여전히 완벽하지 않지만, 함께 있음으로써 살아 있다. 마이크 밀즈는 말한다. 

“사랑은 이해가 아니라, 지속적인 시도다.”  

<컴온 컴온>은 그 시도의 기록이며, 세대를 잇는 조용한 다큐멘터리다. 결국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질문을 듣고,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조금씩 자라난다. 그것이 가족이고, 그것이 삶이다.




**K People Focus 모하지 칼럼니스트** (mossisle@gmail.com)  


영화와 음악을 사랑하며 아이들에게 독서와 글쓰기를 가르치는 희망의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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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5.10.14 02:11 수정 2025.10.14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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